"사랑은 불처럼 타올라야지." (To love is to burn to be on fire.)
- '센스 앤드 센서빌리리티(Sense and Sensibility, 1995, 감독: 이안)'에서 마리안의 말.
[그 영화, 명대사] (38)
영화 '센스 앤드 센서빌리티'(Sense and Sensibility, 1995, 감독: 이안). |
서부 광야에서, 동부 빌딩 숲에서 영웅 흉내 내는 남자들의 모험을 주로 그린 미국 영화와 달리 19세기 배경의 영국 영화들은 대개 여자들이 주인공입니다. 사랑과 이별, 성격에 따른 소통을 다룬 작품들로 가족영화가 주를 이룹니다.
'오만과 편견'으로 잘 알려진 19세기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센스 앤 센서빌리티'는 이안 감독의 손에 의해 영상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분별력과 감수성' 또는'이성과 감성'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차분하고 사려깊은 연애를 하는 첫째, 앨리너(엠마 톰슨)와 충동적이고 열정적인 사랑을 원하는 둘째 마리안(케이트 윈슬렛)의 이야기가 줄기를 이룹니다.
당신의 사랑은 'sense'가 먼저 인가요? 'sensibility,가 우선인가요'
위에 소개한 대사는 언니의 뜨뜻미지근한 사랑에 대해 마리안의 사랑관을 여실히 보여주는 말입니다.
오스틴은 소설에서 감수성 보다는 분별력의 승리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분별력과 감수성이 조화를 이룰 때,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교과서적인 복선도 잊지 않습니다.
영화는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과 골든글로브 작품,각본상을 수상했지만 아카데미는 각색상(엠마 톰슨)만을 건넵니다. 당시 동양 감독에 대한 차별이란 풍문도 있었지만 이안 감독은 후에 '와호장룡'으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브로커백 마운틴' 으로 아시아 최초 아카데미 감독상을 품에 안게 됩니다.
이안감독은 19세기 초 영국 시골의 아름다운 전원과 저택, 의상을 매혹적인 음악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여기에 엘리너를 연기한 엠마 톰슨은 마치 이성과 분별력의 화신같은 연기를 선보였지요. (개인적으로 메릴 스트립과 함께 제가 제일 사랑하는 배우임다. ^^) 특히 엠마는 영화의 시나리오를 직접 써서 아카데미 사상 최초로 각색상('센스 앤 센서빌리티')과 주연상('하워즈 앤드 ,1993')을 수상한 여배우로 기억됩니다. 지성(켐브리지대 영문학 전공)과 미모를 겸비한 배우지요.
마리안 역의 케이트 윈슬렛 역시 낭만과 감수성 짙은 연기를 잘 소화해냈습니다. 19세기 영국의 상류층 남자들은 직업도 없이 사냥과 스포츠, 음주가무를 즐기고 , 여자들은 여행과 만찬, 댄스 그리고 남편감 찾기가 중요한 일과입니다. 오스틴과 이안은 부와 신분을 숭배하는(지금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영국의 속물 근성을 은근히 까발리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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