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영화] 마릴린 먼로, 윤정희와 데이트

인터뷰&칼럼 / 서기찬 / 2016-03-18 08:51:35

[미리보는 ebs tv 주말영화]


이번 주말에는 마릴린 먼로(18일 밤 11시35분)와 윤정희(20일 밤 11시)를 만나자.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와 '독짓는 늙은이'가 안방을 찾아 간다. 주말 ebs tv서 엄선한 영화를 미리 살펴본다.


▲ 금요일(18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1:35)이 선정한 작품은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Gentlemen Prefer Blondes, 1953, 감독: 하워드 혹스)’입니다. 마릴린 먼로, 제인 러셀 열연.
로렐라이 리(마릴린 몬로)와 도로시 쇼(제인 러셀)의 사랑 찾기 과정을 그린 뮤지컬 코미디. 안티아 루스(Antia Loos)의 원작소설, "Gentlemen Prefer Blondes"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1928년에도 말콤 클레어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습니다. 하워드 혹스가 감독한 이 영화는 마릴린 먼로의 출연작으로 더욱 유명한데, 1952년 ‘나이아가라, Niagara’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마릴린 먼로가 '섹스 심벌'로서의 화려한 외형적 이미지를 십분 발휘했습니다. 마릴린 먼로가 분한 로렐라이 리는 환하게 빛나는 금발에 미끄러질 듯 잘 빠진 몸매를 가진 미녀지만 유럽이 프랑스 대륙에 위치한 나라인 줄 아는 멍청한 백치미의 소유자로 경제적 부를 가진 남자를 최고의 사랑 대상으로 삼고, 도로시는 역시 잘 생긴 외모를 중시합니다. 이 두 여자가 배우자를 찾는 과정을 뮤지컬이란 장르를 이용해 환상을 더욱 부풀리기도 하고 아름답고 황홀한 꿈에 젖게도 하는 영화입니다.



▲ 토요일(19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45)에서는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 1988,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을 편성했습니다. 필립 느와레, 살바토레 카스치오, 자크 페렝 등 출연.
페데리코 펠리니와 루키노 비스콘티 이후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맥을 이었을 뿐 아니라, 시들어가는 이탈리아 영화의 명성의 불씨를 지키고 있는 주세페 토르나토레는 ‘시네마 천국’에서 이탈리아 특유의 사실성과 유머가 적절히 섞인 장면들을 연출했습니다. 아마도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아마 어린 토토와 영사기사 알프레도와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입니다.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지만 고되고 미래가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알프레도가 토토를 설득하기 위해 한마디씩 던지는 영화 대사와 충고 또한 깊이 새길 만합니다. 또 순박함을 잃지 않은 지난 세기 시칠리아인들의 솔직담백한 행동과 인간미를 곱씹어 보는 것도 독특한 재미입니다.


▲ 일요일(20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싸인(Signs, 감독: M. 나이트 샤말란)’입니다. 멜 깁슨, 호아킨 피닉스, 로리 컬킨 등이 나옵니다.


‘싸인’은 ‘식스 센스’(1999) ‘언브레이커블’(2000)에 이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인장이 확실히 찍힌 작품. 스릴러라는 장르를 입고 있지만 스릴러적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만 몰두하는 영화는 결코 아닙니다. 극이 전개될수록 영화가 묻고자 하는 건 두려움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 인간이 자기 안의 신념에 대해 탐문하게 되는 것에 가있습니다. 극의 거의 대부분이 그레이엄의 집을 둘러싸고 전개되며 그들과 바깥세상을 이어주는 건 TV의 뉴스가 유일하지요.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정보는 제한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외계인의 존재에 대한 의심과 공포는 어떻게 사람들의 믿음을 흔들어놓는가를 집중해서 보게 됩니다. 감독이 극의 긴장감과 공포심을 쌓아가는 방식에도 주목할 만합니다. 외계인이라는 불가사의한 존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오히려 덜 드러내는 방식을 택합니다. 대신 옥수수 밭에서 풀잎들이 부딪히며 내는 을씨년스러운 소리, 높은 경계 태세를 보이며 컹컹거리며 우는 개의 울음 등 소리를 활용해 긴장감을 만듭니다. 여기에는 <식스 센스> <언브레이커블>에 이어 또 다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과 조우한 제임스 뉴턴 하워드 음악감독의 곡들이 더없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내면의 두려움을 시나브로 드러내는 멜 깁슨, 마초적 기운을 싹 걷어낸 호아킨 피닉스의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작품에 직접 출연하는 걸 즐기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연기하는 수의사 레이도 눈 여겨 보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



-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에서는 ‘독짓는 늙은이(1969, 감독: 최하원)’이를 방송합니다. 황해, 윤정희, 남궁원, 허장강, 김정훈, 김희라 등 초호화 캐스팅입니다.
황순원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문예영화의 대표작. 어린 아내와 자식이 떠난 후 홀로 남겨진 주인공 송영감이 고독과 절망을 견디지 못하고 독을 굽던 가마에 들어가 스스로 삶을 마감한다는 줄거리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하원 감독은 짧은 단편소설을 장편영화로 옮기면서 원작소설을 새롭게 해석했는데, 곧 원작과는 달리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중요한 소재로 끌어들였습니다. 여주인공 옥수(윤정희)가 떠나기 전까지 영화의 전반부는 젊은 여인 옥수를 향한 송영감(황해)과 석현(남궁원)의 애정과 질투, 성적 욕망이 빚어내는 심리적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1960년대 대표적인 액션 스타 황해의 무르익은 열연이 돋보이는 그의 대표작.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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