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약속이란 기다림의 다른 말]
벗꽃이 만개 하고 바야흐로 꽃이 피는 계절 봄이다.
이제 겨우내 움추렸던 몸을 펴고 자연의 생태계에 따라 생명들이 생동하는 계절인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에는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한다거나 근교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꽃놀이 축제들에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는 것은 이제 당연한 것이 될만큼 많은 사람들은 누군가와 함께 어딘가로 향하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약속'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이제 겨우내 움추렸던 몸을 펴고 자연의 생태계에 따라 생명들이 생동하는 계절인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에는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한다거나 근교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꽃놀이 축제들에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는 것은 이제 당연한 것이 될만큼 많은 사람들은 누군가와 함께 어딘가로 향하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약속'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크고 작은 일에서 부터 사소하고 별것 아닌 일들까지 우리는 사소한 것들에서도, 약속이라는 것을 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지속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스스로는 약속이라는 것을 어떻게 하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며 어떻게 대하면서 사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만 하다.
약속은 어쩌면 '기다림'의 다른 말일지도 모른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약속? 바쁘면 상황에 따라 어길 수도 있는게 약속이지."라고 가볍게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들까지 모든이들의 다양함 속에 우리는 약속을 하면서 살아간다. 나에게 있어서도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 된 지 오래이다.
나 역시도 철없던 어린 시절 약속에 대해 너무도 쉽고 가볍게 생각해서 실수를 하거나 나에게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해서 쉽사리 가볍게 져버린 약속들도 무수히 많았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내가 그것을 깨닫기 시작한 순간은 누군가가 나에게 한 약속을 '기다림'으로 여기게 되면서 부터 내가 생각하는 '약속'이라는 개념이 완전히 바뀌게 된것이다.
모두들 무엇인지 모르는 뜻밖의 계기가 삶의 방향을 바꾸어 놓는 순간이 생기고 그 순간은 모든 것들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기도 한다. 나에게 있어서 약속 역시 소중하고 깊게 생각하게 된 사건과 계기가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벌써 아주 오래전 이야기지만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나에게는 드라마에 출연하는 일이 그 당시 가장 중요한 인생의 문제였기에 내가 속했던 소속사 대표님(현재는 고인이 되신 유명 드라마 제작자)의 약속으로 1년을 넘게 기다리며 오로지 그 드라마에 고정 출연하는 것이 내 인생의 전부가 되었던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 길고 긴 기다림의 순간은 여러가지 이유에서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고 난 쓰디 쓴 고배의 잔을 눈물과 함께 마셔야만 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누군가는 그저 '노력해 볼께' 의 의미로 혹은 '뭐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 알겠어.' 라는 가벼운 의미로 약속을 쉽게 하기도 하며 대수롭지 않게 깨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누군가는 그 한 번의 약속으로 1년을 살고 어쩌면 더 오랜 시간을 그 순간을 위해 기다림속에 살아갈지 모른다.
내가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어떤 것에 대해 누군가 나에게 약속을 한다면 나는 기쁨에 몸부림 치며 그날이 오기 만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고 그것은 나에게 있어 약속을 넘어선 유일한 기쁨의 기다림의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내가 '약속은 기다림'이라는 것을 깨닫던 그날 부터 난 행동은 물론 이며 농담 한 마디에도 사소한 약속조차 포함하여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그 누군가도 내가 던진 사소한 약속에 가슴 아픈 상처를 가졌을 것이고 기다림과 실망을 남겨 주었음에 틀림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역지사지' 즉 상대방의 입장에서 약속을 생각한다면 사소한 약속도 지키려고 노력할 것이며 빈말은 되도록 삼가 하게 될것이다. 약속시간에 10분 늦을 때 나는 상대방의 시간 10분을 빼앗는 것이다.
어느 날 나의 소중한 기다림이 꽃 피는 날이 온다면 그것은 나의 인생의 지표중 하나인 약속에 대한 성실한 태도가 만들어낸 보석을 다듬는 연마공의 마음으로 살아가려 애쓰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글: 유다은(배우 겸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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