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주말 TV 영화]
- 15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추억(The Way We Were, 1973, 감독: 시드니 폴락)’입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로버트 레드포드 호흡.
주인공인 케이티는 자기주장이 강한 정치적 이상주의자로 멋진 외모에 스포츠에 능한 허블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합니다. 대학 때부터 허블의 매력에 끌리고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에게 매료되어 사랑에 빠지지만, 점점 허블의 사회적, 정치적 무관심에 실망하게 되고 허블 역시 케이티의 정치적 적극성을 감당하지 못해 두 사람은 결국은 이별을 선택하고 맙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테마곡 ‘The way we were'로 우리나라 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영화. 실제 유대인이며 정치적 성향이 강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케이티 역할을 맡아 탄탄한 연기를 보여 줍니다. 개성 있지만 미인이라고 할 수 없는 그녀와 전형적인 금발 미남인 로버트 레드포드를 주인공으로 선택했기 때문에 영화가 더욱 현실감 있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주변 상황으로 인해 늘 굴곡을 겪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두 사람이 추구하는 이상의 차이가 문제의 원인인데, 두 배우의 탁월한 연기로 함께할 수 없는 사랑이 더 애잔하고 아쉽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또 재밌는 것은 당시 불어 닥친 매카시즘의 영향으로 극단적인 반공주의가 유행했던 사회적 상황과 미국 정부의 감시, 통제를 엿볼 수 있었다는 것이고, 이에 맞서지만, 사랑을 지키기 위해 괴로워하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내면 연기는 이 영화를 더 애잔하게 기억되게 합니다.
- 16일 토요일 밤 11시45분 세계의 명화가 선택한 작품은 ‘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El Secreto De Sue Ojos, The Secret of Their Eyes, 2010, 감독: 후안 호세 캄파넬라)’입니다. 리카도 다린, 솔레다드 빌라밀, 파블로 라고 등 출연.
첫눈에 반했지만 신분과 학력, 나이 차이 때문에 그 사랑을 인정할 수 없었던 한 남자가 25년 전 미궁에 빠졌던 살인 사건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 지 깨닫고 다시 용기를 내어 자신의 소중한 사랑을 되찾는다는 로맨틱한 영화입니다. 또 미궁에 빠진 살인 사건과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살인범에게 복수하는 스릴 넘치는 복수극이 영화에 긴장감을 더해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더해줍니다. 2010년 제 82회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 17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구름 속의 산책(A Walk In The Clouds, 1995, 감독: 알폰소 아라우)’이 여러분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키아누 리브스, 아이타나 산체스-기욘, 안소니 퀸, 지안카를로 지아니니 등 열연.
‘구름 속의 산책’은 가족과 전통의 소중함을 일깨움과 동시에 성실과 신뢰가 인간을 어떻게 구원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고아로 자라 만난 지 3일 만에 아내와 결혼을 결심했을 정도로 사랑에 목말랐던 폴은 복닥복닥한 분위기 속에 살아가는 빅토리아의 대가족을 동경합니다.
‘구름 속의 산책’은 감독 알폰소 아라우의 할리우드 데뷔작. 멕시코에서 사회 풍자적인 작품을 주로 만들었던 그는 할리우드로 건너와 이국적인 무드의 꿈결 같은 멜로 영화를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장인이라 불러도 좋을 촬영감독 엠마누엘 루베즈키의 촬영은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특히 포도에 온기를 전하기 위해 양팔에 비닐을 끼우고 날개처럼 파닥이는 장면과 마을 여인들이 모여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 수확한 포도를 큰 들통에 넣고 춤추듯 짓찧는 장면은 따뜻한 빛과 어우러져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운 장면으로 탄생했습니다. 멕시코 태생인 감독은 빅토리아의 가족을 멕시코 이민자 집안으로 설정해 남미 공동체 특유의 낙천과 활기를 잘 보여줍니다. 가까운 이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어울려 살아가는 즐거움, 포도를 키우며 느끼는 생명에 대한 경이를 주인공 폴의 시선을 통해 생생히 전달합니다.
젊은 시절의 키아누 리브스는 다정하고 낭만적인 미국인 청년의 긍정적 이미지를 담백하게 소화합니다. 당시 ‘스피드’(1994)를 통해 액션 스타로 떠올랐던 키아누 리브스의 로맨틱한 변신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안소니 퀸과 지안카를로 지아니니 역시 명성에 걸 맞는 묵직하고 근사한 연기를 보여 줍니다.
- 17일 일요일 밤 11시 한국영화특선에선 김주혁, 엄정화 주연의 ‘홍반장(2004, 감독: 감석범)’을 편성했습니다.
‘행복이란 파랑새는 당신 곁에 있습니다’
영화 ‘홍반장’은 결혼 적령기를 살짝 넘긴 이른바 럭셔리한 치과의사가 자신의 상대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리고 작은 소리로 속삭입니다. “파랑새는 당신 가까이에 있다”고.
가진 것 하나 없는 동네 반장 홍반장은 여유 있고 따뜻한 남자입니다. 다소 부족한 조건이지만 사랑하기에 충분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 치과의사 윤혜진. 두 남녀가 겪어야 하는 과정을 리얼하고 코믹하게 그린 ‘홍반장’은 혼자 있을 땐 보잘것없는 존재였던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겐 꿈을 이룰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불어넣는 귀한 존재가 되는 것, 그것이 이 영화에서 그리고자 하는 아름다운 사랑의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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