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주말 TV 영화]
- 22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아라베스크(Arabesque, 1966, 감독: 스탠리 도넌)’입니다. 그레고리 펙, 소피아 로렌 주연.
영화 ‘아라베스크’는 적인지 동지인지 알 수 없는 두 남녀가 하나의 사건을 해결해가는 스릴러 영화입니다. 그러나 미국 신사, 그레고리 펙과 즐거운 뮤지컬 영화의 대가, 스탠리 도넌 감독의 작품답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경쾌한 오락 영화입니다.
건장한 체구에 부드러운 미소를 가진 배우, 그레고리 펙. 아마도 그처럼 ‘핸섬’이란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1916년에 태어난 그레고리 펙은 연령대로만 따지자면 1901년생인 게리 쿠퍼와 1925년생인 록 허드슨과의 중간입니다. 세 사람은 모두 190cm가 넘는 큰 키에 짙은 갈색 머리, 넓은 이마와 짙은 눈썹을 가진 할리우드의 대표 미남들이지만 게리 쿠퍼는 서부 개척시대의 영웅, 그레고리 펙은 미국의 신사, 록 허드슨은 세련된 매력남으로 각자 다른 매력을 어필한 배우들이었지요. 특히 그레고리 펙은 ‘앵무새 죽이기’의 핀치 변호사처럼 지성과 높은 도덕성을 갖춘 캐릭터에서 그 매력을 백분 발휘했는데 실제로도 그는 UC 버클리 의대를 중퇴한 엘리트였습니다. ‘백경’이나 ‘나바론 요새’에서는 남성미가 넘치는 역할을, ‘로마의 휴일’에서는 여심을 녹이는 미소를 앞세워 전형적인 로맨틱 영화의 남자 주인공 역할을 소화해냈습니다. 이 영화 ‘아라베스크’에서의 그레고리 펙은 지적인 학자지만 큰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약간 가볍고 촐싹대며 여자에게 몇 번이나 속아 넘어가는 폴록을 연기합니다. 늘 멋있고 완벽한 남자를 연기하던 그에게 익숙한 관객에게는 매우 신선한 만남이 될 것입니다. 또한 계속 그레고리 펙을 속이는 소피아 로렌의 미모는 황홀하기 그지없으며 특히 근위병에게 윙크하는 장면에서의 사랑스러움은 상큼한 오렌지를 연상케 합니다.
- 23일 토요일 밤 11시45분 세계의 명화가 선택한 작품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클레어 데인즈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William Shakespear's Romeo + Juliet, 1996, 감독: 바즈 루어만)’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꿈꾸는 두 원수 집안 남녀의 애절하고 비극적이며, 운명적인 사랑을 신세대 버전으로 각색한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입니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은 멕시코시티에서 촬영됐고, 베라크루즈 해변이 베로나의 해변으로 탈바꿈됐습니다. 고대의 유적지와 유명한 건축물, 기이하고 신비한 조각상들이 현대적인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는 멕시코시티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현대판 버전에 완벽한 배경이었습니다. 바즈 루어만 감독은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자신만의 독특하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승화시켜 전 세계 영화팬에게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1968년 프랑코 제페렐리 감독, 올리비아 핫세-레너드 위팅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교해 보시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입니다.
- 24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탑 건(Top Gun, 1987, 감독ㅋ: 토니 스콧)’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톰 크루즈, 켈리 맥길리스, 발 킬머, 톰 스커릿 등 출연.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해군 전투기 조종사들만 모인 탑 건에서 젊은이들의 우정과 사랑이 펼쳐집니다. 혈기 넘치며 자신이 최고인 줄 아는 젊은 해군들이 한데 부대껴 지내면서 서로를 인정하고 유대감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매우 흥미롭게 그리고 있습니다.
톰 크루즈를 스타덤에 올려준 영화로 지금과 마찬가지로 매력적이지만 앳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지요. 뿐만 아니라 배우 발 킬머가 매버릭의 강력한 라이벌인 아이스맨으로 출연하며, 맥 라이언과 팀 로빈스도 조연으로 잠시 등장합니다. 거의 30년이 지난 후에 봐도 촌스럽거나 어색하지 않은 전투기 비행 장면은 보는 이의 가슴을 짜릿하게 만듭니다.
- 24일 일요일 밤 11시 한국영화특선에선 19070년대 인기 하이틴 영화 ‘고교명랑교실(1978, 감독: 김응천)’을 방송합니다. 이승현, 이동진, 이옥미, 임예진 등 출연.
1970년대 국가 시책을 따르는 새마을 영화는 청소년들을 사로잡지 못했고, 작품성 높은 문예영화는 대중적이지 못했습니다. 이른바 ‘호스티스’ 영화로 지칭되기도 하는 ‘영자의 전성시대’나 ‘별들의 고향’ 같은 성인영화가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청소년들에게는 금지된 영역이었습니다. 물론 할리우드 키드들은 다 보셨겠지만. ㅋㅋ
그런 와중에 밝은 10대 영화의 등장은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하이틴 스타들이 탄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영화 속에는 얄개 시리즈의 대명사 이승현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당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 중 한 명이었던 임예진이 이동진의 시골 약혼녀로 잠깐 등장해 즐거움을 줍니다. 당시 임예진은 지금의 아이유, 설현, 수지 급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이 빵집에서 단체로 만나는 미팅 장면, 당시 학생들의 유머, 팝송을 개사해서 부르는 모습 등은 1970년대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배경음악으로는 서수남 하청일이 부르는 주제곡, 당시 인기 있었던 ‘산울림’, ‘현이와 덕이’의 노래가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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