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배우' 성우 정유미. 녹음실에서의 정유미(왼쪽)와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선수 36번 정유미. (정유미 ·한스타DB |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 릴레이 인터뷰 (10) 성우 정유미
[한스타=남정식 기자] 천(千)의 목소리로 연기를 하는 연예인이 있다. 다양한 음색으로 어떤 역할도 완벽히 소화하는 그는 14년차 성우 정유미다. 또한 그는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의 선수이기도 하다.
발랄한 소녀 연기부터 소년, 아줌마, 할머니에 동물 역할까지 가능한 정유미는 귀엽고 청순한 음색과 허스키함을 동시에 가진 광역대 성우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야하는 요즘 애니에선 평균 3개의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비해 정유미는 7명 이상도 가능하다고 했다. 정말일까. 놀라움을 넘어 신기하기까지 하다.
정유미는 좋은 성우가 되기 위해 영화, 책, 개그, 쇼프로 등을 섭렵하고 여행과 각종 체험을 통해 직접경험도 즐기는 노력파다. 소리를 내려면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정유미는 늘 귀를 쫑긋 세워 주변에 귀를 기울인다고.
2003년 애니 '작은 눈의 요정 슈가'에서 여학생 역으로 데뷔한 정유미. 중견 성우로 성장한 정유미는 캐릭터에 따라 7명의 목소리를 소화할 수 있는 타고난 목소리 배우다. (정유미) |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다 연기에 관심이 생겨 화술연기를 시작해 방송일 등을 접하며 성우가 됐다는 정유미는 2003년 투니버스 공채 5기로 데뷔했다. 2003년 온미디어 성우극회(현 CJ E&M 성우극회) 전속 성우로 입사해 '작은 눈의 요정 슈가'에서 여학생 역으로 데뷔했다.
성악과 교수를 지낸 아버지는 딸의 성우로의 진로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이에 정유미는 "처음엔 경쟁률이 어마어마한데 현실을 직시하라고 반대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딸을 KBS아카데미 성우반에 보내는 은근한 지원군이 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켜보고 믿어주고 자랑스러워 한다고 정유미는 아버지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긴장하면 덤벙댄다는 정유미는 야구장에서 본의아니게 몸개그를 한다. 어정쩡한 동작으로 웃음을 안긴다. 긴장했다는 증거다. 그런 정유미가 어떻게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에 들어오게 됐을까.
지난 3월 26일 공식 데뷔전을 치른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 경기에 들어가기 전 외야에서 수비 연습 중인 정유미. (한스타DB) |
"500원짜리 길거리 타격장에서 배트치는 걸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직접 해보고 싶던 차에 한스타에 입단한 알고 지내던 가수 지세희가 입단을 권유했다. 신청하고 걱정도 되고 설레고 즐겁기도 했다"고 정유미는 한스타와의 인연을 설명했다.
등번호 36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예전 학교에서 쓰던 자리번호라고 정유미는 납득어려운 설명을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시크한건지 4차원인지). 하고싶은 포지션에 대해선 "공을 잘 잡을수 있다면 외야수"라고 전제를 깔고 답했다(정유미는 출석 양호 그러나 뜬공엔 만세 수준).
정유미는 야구 외 잘하는 스포츠가 있을까. "볼링, 스킨스쿠버를 즐긴다. 스킨스쿠버는 레스큐다이버까지 자격증을 땄다. 무척 좋아하는 취미다"라는 예상 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이어 같이할 사람들 연락달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사실일까? 사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유미의 꿈은 야무지다. 좋은 성우로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데 이어 멋진 배우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정유미) |
어릴때 FBI요원, 외과의사, 오페라가수, 가수 등의 꿈을 꾸었다는 정유미는 공부보다 노래부르기, 영화 TV 만화보기 등을 좋아했다고 밝히고 그래서 이 길(성우)로 오게된 것 같다고 자신의 유년을 회상했다.
그러면 성우 외 하고 싶은 연예계 활동은 없을까. 어려웠던 일은 없었을까. "성우도 목소리로 연기하는 배우다.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는 진정성있는 때론 개성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 정유미는 "작품을 접했을 때 목소리뿐이다 보니까, 내 작품이라는 소중함과 달리 상황에 따라 다른 성우로 교체되거나 작품에 이름조차 안올라 올 때도 많다. 사람들은 베일에 싸인 신기한 직업이라고 하는데 연기한 본인은 씁쓸할 때가 많다"고 성우로서 속상한 사례을 들었다.
성우로서 좌우명과 롤 모델을 묻자 "발음 연습, 복식 호흡을 하면 좋다"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자, 역할엔 귀천없다, 항상 새롭게 개발하자,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라고 대답했다. 롤 모델로는 여러 선배 성우들 고루라며 "나문희, 김해숙 선생님처럼 연기 잘하는 배우도 되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서울 광진구 광나루 야구장에서 연습을 마친 한스타 여자 선수들이 노현태 코치(뒷줄 왼쪽 다섯 번째)와 화이팅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정유미. (한스타DB) |
성우생활 중 실수담이나 에피소드에 대해서 정유미는 "아저씨1.강아지.물개.어뢰걸등 황당 캐릭터를 연기할때 대기중인 성우들이 킥킥거릴 때도 있었다. 공포영화 예고편을 최대한 무서운 소리로 녹음하고있는데 마이크부스가 열려 밖에 관계자분들 소리가 실수로 들렸는데 너무 무서워서 기분나쁘다, 소름끼친다는 얘기가 들려 은근 뿌듯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정유미는 "낮은목소리로 작업하다보니 나이가 많은 선생님급인줄 알고 내가 옆에 앉아 있는데도 내게 "성우분 언제오세요?"라고 묻더라. 내가 그 성우가 나라고 말하자 그분 "앗.죄송해요.전5,60대 분이신줄 알았어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동그란 볼살과 동글 도톰한 작은입술 때문에 동글이.트위티,베티붐 등등의 별명으로 불렸다는 정유미의 한스타 야구단에 대한 생각은 의외로 진지했다. "나와 우리 팀의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열정이 넘치고 팀웍이 좋아 노력하면 멋진 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팀 동료들과 고루 친하게 됐다는 정유미는 열심히 연습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어릴 때부터 공부보다는 노래부르기, 영화나 TV보기, 만화보기 등이 좋았다는 정유미는 그런 끼가 이 길(성우)로 오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유미) |
지난 3월 공식 데뷔전에서의 대패에 대해 "답답하기도 했고 화가 나기도 했고 웃음이 나기도 했고 부끄럽기도 했지만 연습량이 부족했기에 담담했다. 5월 예정된 두 번째 경기까지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선수단 전체가 화이팅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유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밝고 명랑하고 덜렁거린다. 그러나 속마음은 여리다. 호기심도 무척 많고 A형의 소심함도 있다"며 "주변에선 웃긴다, 코믹하다, 독특하다, 적극적이다라는 말도 듣는다"고 소개했다. 야구하다 개그를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미혼인 정유미는 "연애나 사랑은 비~밀"이라며 "지금은 남친도 없다. 좋은 사람 소개 좀 해달라"고 당당히 말했다. 그리고 소소한 일상에 대한 그의 답변은 아래와 같다.
정유미는 앞으로 연예인으로서 또 야구선수로서도 멋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유미) |
△ 성우, 야구 외 잘하거나 좋아하는 것은?
-"스킨스쿠버는 기본이고 나노블럭맞추기나 여행. 피규어모으기.플레이스테이션게임하기. 폴댄스,노래부르기 등등 많다"
△ 좋아하는 음식이나 주량은?
-"고기류나 케잌,초콜릿같은 디저트류. 매콤한 음식도 좋아한다. 주량은 소주한병반.맥주초큼"
△ 인상 깊었던 책이나 영화는?
-"언노운우먼(여주인공 눈빛연기에 반해서), 마블시리즈들(어벤져스.앤트맨.데드풀). 영웅물들 너무 좋아한다.그래서 개봉예정인 수어사이드스쿼드(악당영웅들) 완전 기대하고 있다"
△ 신체적 특징 있는지?
-"몸매와는 달리 발가락이 길...다. 보면 놀랄 정도다"
마지막으로 연예인으로서 최종적인 목표를 물었다. 그리고 정유미는 이렇게 대답했다.
"좋은 성우로서 계속해서 많은 작품의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싶다. 더 나아가 다양하게 변신하는 좋은 연기하는 멋진 배우가 되고싶다"고.
정유미가 출연했던 주요 작품
https://ko.wikipedia.org/wiki/%EC%A0%95%EC%9C%A0%EB%AF%B8_(%EC%84%B1%EC%9A%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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