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소통, 사랑이야기 ‘작은 신의 아이들’ 강추

인터뷰&칼럼 / 서기찬 / 2016-05-19 08:35:36

[ebs 주말 TV 영화]


5월 세 번째 맞는 주말입니다. 5월은 아직 봄이지만 여름이 성급하게 달려온 것같습니다. 주말 EBS TV영화, 미리 살펴봅니다.


- 20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지난 주 1부를 방송한 ‘클레오파트라 2부(Cleopatra, 1963, 감독: 조셉 L. 맨케비츠)’입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리처드 버튼, 렉스 해리스, 로버트 스티븐슨 등이 나옵니다.
카이사르의 시대부터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레피두스의 삼두정치, 그리고 옥타비아누스가 결국 최후의 승자로 남아 로마의 초대 황제로 오르는 발판을 마련하기까지의 숨 가쁜 역사적 현장에 서 있었던 클레오파트라의 삶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당시 4천 4백만 달러(현재 시가 3억 2천만 달러)라는 전례 없는 제작비를 들인 대작인 만큼 스케일과 화려함이 남다릅니다. 특히 의상과 미술, 클레오파트라의 로마 입성 등 수많은 엑스트라가 투입된 몇몇 장면들의 웅장함은 지금 봐도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미술상, 촬영상, 의상상, 효과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처음에 감독 맨케비츠가 극장용으로 편집한 내용은 총 6시간 분량에 달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방대한 작품이고, ‘20세기 폭스사를 거의 파산 지경까지 몰고 간 영화’라는 수식어가 따르며, 일부 평론가들이 두 번 다시는 나오지 못할 스케일이라고 평할 만큼 할리우드의 전성기를 온몸으로 표방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개봉 후의 반응은 엇갈렸으나, 대체적으로 당시의 시대 상황을 왜곡하지 않고 잘 묘사한 작품으로 평가받았습니다.


- 21일 토요일 밤 11시45분 세계의 명화가 선택한 작품은 ‘작은 신의 아이들(Children of a Lesser God, 1986, 감독: 랜다 헤인즈)’입니다. 원래 지난 주(14일) 방영하기로 했는데 ‘부처님 오신 날’ 특집 프로그램 편성으로 한 주 미뤄졌습니다. 윌리엄 허트, 마리 매트린, 파이퍼 로리, 필립 보스코 등 출연.
누군가의 좋은 의도가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때가 있습니다. ‘작은 신의 아이들’의 제임스가 사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딱 그렇습니다. 청각 장애인에게 수화뿐 아니라 음성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끔 교육하려는 제임스의 의도는 교육자로서의 열정으로 비춰집니다. 하지만 사라와 같이 그의 이런 사랑의 방식을 원치 않는 상대방이라면 교육의 방식과 사랑의 전달법은 달라져야 합니다. 영화는 각자 생각의 차이를 좁혀나가는 일, 관점의 차를 인정하려는 열린 마음에서부터 진정한 소통과 사랑은 시작된다고 강조합니다.
‘작은 신의 아이들’은 남녀 주인공 역의 윌리엄 허트와 마리 매트린 두 배우의 앙상블, 안정적인 연기가 인상적입니다. 요즘 관객들에게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썬더볼트 장군으로 익숙할 지도 모를 윌리엄 허트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도 새롭습니다.


- 22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부시맨(The Gods Must Be Crazy, 1980, 감독: 제이미 유이스)’을 방송합니다. 니카우, 마리어스 웨이어스, 산드라 프린스루 등
비행기에서 떨어진 악(惡)의 물건 '콜라병' 때문에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부시맨 한 명이 전 세계를 웃음바다로 만든 코미디입니다. 실제 부시맨을 주연으로 내세워 통렬한 문명 비판을 담고 있는 아주 재미있는 작품이지요. 아프리카의 칼라하리 사막에서 지금도 원시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며 살고 있는 부시맨들의 생활 속에 하늘에서 떨어진 놀라운 신의 선물 콜라병 때문에 이들 부시족의 사회는 갈등과 내분이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벌어지는 비문명인들의 해프닝은 보는 사람을 하여금 웃음과 함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 22일 일요일 밤 11시 한국영화특선에선 ‘좋지 아니한가(2007년, 감독: 정윤철)’를 편성했습니다. 천호진, 문희경, 김혜수, 유아인, 황보라 등이 나옵니다.
2005년 극장가를 따뜻한 눈물로 가득 채운 ‘말아톤’ 정윤철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입니다. 그는 ‘말아톤’에서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남자와 그의 어머니를 통해 가족 간의 소통과 이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섬세하고 따뜻하게 연출했습니다. ‘좋지 아니한가’는 그가 ‘말아톤’ 이후 두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무관심하고 애정 없는 심 씨네 가족들의 일상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족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짚어 줍니다. 미우나 고우나 한 가족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연결되어 있는 주변 인물들을 통해 사람들 간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엉뚱하고도 유쾌한 상상력으로 마음껏 펼쳐낸 블랙 코미디입니다.
제10회 디렉터스컷 시상식에서 황보라가 올해의 신인연기자상을, 제8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황보라가 신인여우상, 문희경이 여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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