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주말 TV 영화]
- 3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는 ‘패튼 대전차 군단 1부(Patton, 1870, 감독: 프랭크린, 샤프너)’를 방송합니다. 조지C.스콧, 칼 말든 등이 나오고요. 다음 주 금요일에 2부를 방영할 예정입니다.
스페인군의 지원을 받아 촬영한 전쟁 대작으로 ‘지상 최대의 작전’, ‘발지대전투’, ‘머나먼 다리’ 등과 더불어 전쟁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명작입니다. 영화는 잘 알려진 패튼의 에피소드들을 위트 있게 그려내고 있으며 드넓은 대지에서 펼쳐지는 강철 전차들의 장엄한 전투 장면을 삽입, 가까이서 봤을 땐 참혹하지만 멀리서 봤을 땐 비장미가 흐르는 전투를 군더더기 없이 묘사했습니다. 또한 독일의 롬멜, 영국의 몽고메리를 비롯한 2차 대전 영웅들의 등장으로 다큐멘터리적인 리얼함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4일 토요일 밤 11시45분 세계의 명화에서 감상할 작품은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 1991, 감독: 조나단 드미)’입니다. 조디 포스터, 앤서니 홉킨스, 스콧 글렌, 앤서니 힐드 등이 열연합니다. 토머스 해리스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스탈링(조디 포스터)은 어린 시절의 아픔이 있습니다. 경찰관이던 아버지가 강도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자 스탈링은 삼촌의 목장에서 살게 됩니다. 그곳에서 양들이 도살되는 걸 본 어린 스탈링은 충격을 받습니다. 어떻게든 양들을 구해보려 하지만 그러기에는 자신은 너무도 어리고 힘이 없다는 걸 깨닫지요. 공포에 떨던 양들의 울음소리가 스탈링에게는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스탈링의 아픔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본 사람이 렉터 박사(앤서니 홉킨스)입니다. 그는 버팔로 빌을 추적하는데 있어 스탈링에게 그녀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보게끔 유도합니다. 버팔로 빌 역시도 자신의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깊은 소외감을 느끼는 자 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렉터의 추적은 스탈링과 버팔로 빌이 느끼는 외로움과 슬픔의 정서를 건드리는데서 출발하지요. ‘양들의 침묵’은 말초적이고 일차원적인 공포심만을 자극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인물 내면의 깊은 슬픔의 이유를 끄집어내며 그 아픔이야말로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스릴러물입니다.
한편 한니발 렉터로 돌변한 앤서니 홉킨스를 보며 연기하던 상대 배우 조디 포스터는 실제로 그를 보는 게 두렵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 5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 1998, 감독: 토니 스콧)’를 편성했습니다. 월 스미스, 진 해크만, 존 보이트, 제이크 부시, 배리 페퍼, 잭 블랙 등이 나옵니다.
액션과 드라마 사이를 긴박하게 오가는 토니 스콧 감독의 장기가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18년 전에 만들어진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는 일찌감치 국가의 감시와 통제가 개인의 신상에 어떤 위협이 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부는 감청 및 도청이 국가 안보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이 심각한 인권 유린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요. 영화의 초반부, 국가안보국은 로버트(월 스미스)의 옷과 소지품에 몰래 도청장치를 심습니다. 그로 인해 로버트의 사생활이 낱낱이 정부에 알려지고, FBI를 비롯해 정부를 위해 일하는 직원들은 로버트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농담을 주고받습니다. 로버트는 유리 상자에 갇힌 실험쥐와 같은 취급을 받는 셈입니다. 로버트가 마피아 보스를 협박하기 위해 만든 몰래카메라 비디오와 레이놀즈의 비디오가 결국 같은 용도로 쓰였다는 점을 떠올리면 한층 더 서늘합니다.
- 5일 일요일 밤 11시 한국영화특선에선 ‘말아톤(2005, 감독: 정윤철)’을 방송합니다. 조승우, 김미숙 등이 호흡을 맞춥니다.
얼룩말과 초코파이를 좋아하는, 겉보기엔 또래 아이들과 다른 것 하나 없는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 초원. 어느 날 초원이는 자폐증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게 되고, 엄마 경숙은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좌절합니다. 그러나 경숙은 초원이가 달리기에만큼은 정상인보다도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고, 달릴 때만큼은 남들과 다르지 않은 아들의 모습에 희망을 갖고 꾸준히 훈련시킵니다.
스무 살 자폐증 청년의 마라톤 완주 과정을 따뜻하게 그린 이야깁니다. 방송을 통해 소개되었던 실존 인물 배형진 군의 실화를 영화화한 ‘말아톤’은 전국 관객 52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이 영화에 깊은 영감을 준 배형진 군은 2001년, 19세로 춘천 마라톤 대회에 참가, 42.195km를 2시간 57분 7초에 완주하며 서브쓰리(sub3)를 달성했습니다. 2002년에는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하여 수영 3.8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를 15시간 06분에 완주했고요. 이 기록은 장애인으로서뿐만 아니라, 국내 최연소 철인 3종 완주 기록입니다. 자폐증의 원인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으며, 10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4만여 명의 자폐증 인구가 있으며 1999년도에 비로소 공식 장애항목에 등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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