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왕 지상민 "아내가 트로피 빨리 가져 오라고"

인터뷰&칼럼 / 남정식 / 2016-08-04 18:27:23
라바 결승 이끈 수호신···마흔 앞두고 야구·연기 내면의 담금질
라바를 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 에이스 지상민. 컬투치킨스와의 몰수승 포함 예선경기 3승을 책임졌다. 외인구단과의 준결승에서 지상민의 피칭 모습. (구민지 기자)

[한스타=남정식 기자] 소리없이 강한 명품 투수가 있다. 라바의 지상민이다. 마른 체형에 키는 커서 약골같은 몸매인데 공은 빠르고 변화구는 예리하다. 그런 그가 '희망 나눔' 제 8회 한스타 연예인 야구대회 다승왕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라바는 예선 B조에 속해 세 경기를 치렀다. 컬투치킨스와의 몰수승 포함 3전 전승을 거두었다. 준결승에서는 외인구단을 만나 4-3 역전승을 거두고 이기스와의 결승을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 라바가 이긴 모든 경기의 중심에 바로 지상민이 있었다.


지상민은 폴라베어스전(13-3승)에서 3⅓이닝 3피안타 4탈삼진 2실점(2자책)을 했고 공놀이야전(12-9승)에선 4이닝 7피안타 2탈삼진 7실점(5자책)으로 호투했다. 준결승에서도 선발로 나선 지상민은 5이닝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이름값을 해냈다.


외인구단과의 준결승에서 안타를 치고 나간 지상민이 후속타자 적시타로 홈을 밟고 덕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구민지 기자)

예선 경기 중 만난 지상민은 농담처럼 올 해는 한스타 대회에서 다승왕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지상민은 지난 대회에서 탈삼진왕을 했는데 와이프가 한스타 트로피는 너무 예쁘다며 올 해는 다승왕 트로피를 가져오라고 했다며 웃었다.


그랬던 그가 정말 투수부문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아내의 엄명(?)을 100% 완수한 것이다. 부부의 얘기가 재미있어 소감 또한 재미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지상민을 만났다. 그러나 지상민은 이번엔 농담을 하지 않았다. 대신 진지했다.


▲ 바람대로 다승왕을 차지했다. 아내가 뭐라고 하던가.
- "사실 방어율, 탈삼진, 다승왕 셋 다 생각했다. 하지만 연예인 투수도 출중한 선수가 많아서..나이 들어가며 언제까지 투수 할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욕심을 내봤지만 다승왕에 만족한다. 그리고 와이프는 트로피 빨리 가져 오라고 하더라(ㅎㅎ)"


한스타 대회에 욕심이 많다는 지상민은 외인구단과의 준결승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대회 MVP에 선정됐다.(구민지 기자)

▲ 선발로 결승까지 팀을 이끌었는데.
- "우리 팀에 변기수, 윤한솔, 황영진, 이광채, 박충수 등 좋은 투수 자원이 많다. 그런데 박충수 감독은 투수를 고루 쓴다. 박 감독은 연예인 다른 리그에선 내게 마무리를 맡긴다. 그런데 나는 한스타에 욕심이 났다. 박 감독에게 선발을 시켜달라고 요청했고 박 감독이 이를 지켜줬다. 정말 감사하다"


▲ 팀원들간 호흡은 어땠나.
- "나는 막고 팀원들은 때려야 이긴다. 올 들어 팀원들의 타력이 많이 좋아졌다. 공격력과 수비력으로 막아준 동료들이 고맙다. 특히 일반선수(권효민, 오석남)와 선수출신 한상준 등에게 기술부분들을 많이 배웠다. 모두가 고맙다"


▲ 팔 상태는 어떤가. 마른 체구지만 공이 빠르다. 별다른 훈련을 하나.
- "팔은 지금까지 별 이상없다. 183㎝에 68㎏으로 말랐지만 야구에 필요한 근육과 관절을 위해 별도의 운동을 한다. 스피드를 내기 위한 하체 쓰는 운동을 공부하고 있다. 특히 중심이동하는 감각을 습관화하려고 연습한다. 직구 최고 구속은 108㎞ 정도로 알고 있다"


명품투구를 선보이는 지상민은 타격에서도 팀의 기둥역할을 하고 있다. 4번 타자로 나서 8타수 4안타로 타율 5할을 기록했다. (구민지 기자)

▲ 변화구 구종은 몇개나 되나. 이번 대회 주무기는 무슨 구종을 사용했나.
-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진다. 슬라이더는 아직 실투가 난다. 승부구는 바깥쪽 빠른 공에 다음엔 구속이 차이나는 커브를 사용했다. 몸쪽 공으로 카운트 잡고 커브로 승부했다. 그리고 투볼 다음엔 무조건 가운데로 던진다. 그래서 포볼이 별로 없다. 삼진보다 볼넷을 주지 말자는 주의다"


▲ 라바와의 인연은? 언제부터 투수했나.
- "오도씨가 1회 우승한 후 2012년 들어왔다. 한스타 대회는 3회부터 참가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라바에 몸담았다. 투수는 2014년부터 시작했다. 그 전엔 유격수나 3루수 등 내야를 맡았다"
투수로만 봐왔던 지상민은 타격에도 한 몫을 했다. 이번 대회에서 8타수 4안타의 5할 타율로 타격순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야구도시 대구에서 태어난 지상민. 어릴 때부터 삼성라이온스 팬이었다는 지상민은 야구는 생활이었다고 말했다. (지상민 제공)

▲ 원래 야구를 좋아했나.
- "야도로 알려진 대구 출신이다. 어릴 때부터 야구공을 만지고 놀았다. 삼성유니폼 입은 꼬마때 사진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야구는 생활이었다"


꼬마때 부터 지금까지 삼성라이온스 광팬이라는 지상민의 야구와 인연은 꽤나 연륜이 쌓였다. 그런 지상민은 언제 어떻게 연예계에 발을 들였을까. 20대 후반 연극 배우로 활동하던 지상민은 2004년 장진 감독의 영화 '아는 여자'로 데뷔했다.


주원, 김아중 주연의 영화 '캐치미'에 출연했던 지상민(오른쪽). (지상민 제공)

▲ 데뷔하고 작품활동이 많지 않은 것 같은데.
- "영화 '아는 여자' 이후 '박수칠때 떠나라' '바르게 살자' '캐치미' 등서 조연과 단역으로 8편 정도 출연했고 드라마는 '실업급여 로맨스' '갈수록 기세등등' '드림하이' 등서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활동했다. 연극도 하고 연출도 하며"


▲ 최근 2~3년은 공백기처럼 보이던데.
- "연기생활에 변화의 시기를 두려고 했다. 상업영화나 드라마 보다 작품성있는 독립영화에 출연했다. 요즘은 뮤지컬 장르에서 트로트 뮤지컬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 왜 연기생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나.
- "곧 40이 되는데 대중적이고 상업적 작품보다 이젠 사유하는, 무게있는 작품을 해야 하고 하고 싶었다. 그래서 연기에 도움이 되는 인문학이나 철학, 종교관련 책들을 많이 들여다 보고 있다. 그래서 사유할 수 있는 독립영화 '내 인생의 해남'에 주연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제주영상위원회가 제작지원하는 장편으로 올 10월 크랭크인해 내년 3월까지 촬영하고 하반기에 개봉될 예정이다. 메가폰은 서장석 감독이 잡았는데 장진 감독 조감독 출신이다. 나를 '아는 여자'에 발탁한 감독이다"


E채널 드라마 '실업급여로맨스'에서 남궁민과 함께 연기를 했던 지상민(오른쪽)의 모습. (지상민 제공)

▲ 한스타 9회 대회에 대한 각오는.
- "누구나 우승이 아니겠는가. 라바도 주장인 나도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 그러나 너무 승부에 집착해 볼썽사나운 장면은 만들고 싶지 않다. 라바하면 '져도 웃는 팀' '야구 재미있게 하는 팀'이란 이미지를 유지해 명문 팀으로 발전하고 싶다. 지는 노하우를 통해 강팀이 되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 과정도 그래왔다"


▲ 어떤 연예인이 되고 싶은가.
- "연기자로서 독서를 통해 업그레이드하는 이 시기가 중요하고 적기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해서 나 자신을 키워 내면이 성숙해지면 깊이있는 연기로 대중에게 다시 나타나려고 한다. 인생의 전환기인 마흔엔 딱히 맞는 역할이 많지 않다. 마흔 넘으면 깊이있고 무게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그런 배우의 모습을 보이고 싶다"


키크고 싱겁지 않은 사람없다는 말은 틀렸다. 늘 웃는 모습으로 야구만 잘하는 줄 알았던 지상민이 앞의 속설이 사실과 다름을 확인시켰다. 지상민은 속이 꽉 찬 사유하는 야구인이었다. 연기에 대해서도 또 야구에 대해서도 그는 진지했다. 곧 마흔을 넘길 그가 어떻게 발전해갈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


희망나눔' 제8회 한스타 연예인 야구대회는 한스타미디어와 한류닷컴이 공동주최하며 하늘병원, 의정부시 야구협회, 게임원이 공동으로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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