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가족, 첫사랑... 설 연휴 볼만한 TV영화

인터뷰&칼럼 / 서기찬 / 2017-01-25 14:26:29

[ebs 주말 TV 영화]


- 27일 금요일 밤 11시35분에는 설날특집 영화 편성으로 ‘고지전(2011년, 감독: 장훈)’이 방송됩니다. 신하균, 고수, 이제훈, 류승수, 고창석, 류승룡, 이다윗, 김옥빈 등 출연.
이 영화는 51년 6월 전선 교착 이후 25개월간 서로 싸우는 이유조차 잊은 채 전쟁이 끝나기만을 바라며 싸우다 죽어간 한 고지 위 300만 병사들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고지전’은 전쟁의 한복판에서 시작해 미처 다 기록되지 못한 전쟁 속의 또 다른 전쟁, 우리가 몰랐던 한국전쟁의 마지막 전쟁을 조명합니다. 무려 37개월간의 내전, 국가 간의 영토 분쟁이 아닌 단일 전쟁으로 400만 명이라는 최다 사상자로 기록되는 비극적인 전쟁. 그 400만 명의 사상자 중 300만 명이 휴전협상이 진행되던 중 중부전선의 ‘고지쟁탈전’에서 희생되었다는 것은 그간 어떤 전쟁영화에서도 주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형제애, 최근 ‘포화 속으로’의 어린 학도병들의 전우애 등 전쟁영화들이 보여 주었던 전쟁 속 가슴 뜨거운 드라마들이 있었다면 영화 ‘고지전’엔 ‘고지 전투’가 있습니다. 휴전을 목전에 두고 영토 1cm를 위해 하루에도 3~4회 고지의 주인이 바뀌어야 했고 사람 목숨으로 버텨야 하는 공방전을 위해 사상자 수만큼 끊임없이 보충 병력이 투입되어야 했던 마지막 전쟁 ‘고지전’. 우리가 몰랐던 한국전쟁의 운명을 결정지은 마지막 전쟁 ‘고지전’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 28일 토요일 밤 10시45분 세계의 명화에서 준비한 작품은 ‘우주 전쟁(War of the Worlds, 2005,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입니다. 톰 크루즈, 다코타 패닝, 팀 로빈스, 저스틴 채트윈, 미란다 오토 등이 나옵니다.
‘우주 전쟁’은 허버트 조지 웰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였으나 아이들의 존재 등 약간의 추가된 설정으로 가족 드라마 요소가 추가되었습니다. ‘미지와의 조우’, ‘E.T’ 등에서 친근하고 무해한 외계인들을 영화의 소재로 삼았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불통의 외계 괴물을 ‘우주 전쟁’에 투입한 것은 자못 의미심장합니다. ‘우주 전쟁’은 SF라기보다도 약간 변형된 플롯의 ‘스필버그식 가족드라마’로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미국 동부에서부터 시작된 외계 생명체의 공격이란 설정은 자연스레 9.11테러를 연상시킵니다. 즉 ‘우주 전쟁’은 9.11테러로 촉발된,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한 공포가 잠재된 새로운 유형의 재난영화입니다.


- 29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 1965, 감독: 로버트 와이즈)’을 방영합니다. 줄리 앤드류스, 크리스토퍼 플러머 등 열연.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뮤지컬 영화입니다.
뮤지컬의 거장 콤비인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슈타인 주니어의 솜씨가 아낌없이 발휘된 최고 히트작입니다. 감독 로버트 와이즈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의 뮤지컬에 탁월한 연출력을 발휘해온 장인이지요. 그는 뮤지컬의 베테랑 스태프들과 함께 힘을 합쳐 춤과 음악, 연기력, 영화의 정서적 표현 등에서 나무랄 곳 없이 즐거움의 향연과도 같은 작품으로 빚어냈습니다. 풀밭에서 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The Sound Of Music’, 음악의 발랄한 표현을 다룬 ‘Do Re-Mi Song’, 여주인공 마리아의 초상이 담긴 ‘Maria’, 그리고 애틋한 정서가 함축된 ‘Edelweiss’ 등의 영화 음악들은 이 영화와 함께 널리 알려진 명곡들입니다.
또한 여배우 줄리 앤드류스의 풍부한 연기력과 가창력은 최고의 캐스팅임을 실감케 했으며, ‘Edelweiss’를 부르는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엄격한 듯 하면서도 내심 다정다감한 표현력과 가창력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여전히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볼 수 있는 가족영화로서 손색없습니다. 보고 또 봐도 볼 때마다 감동과 재미가 새롭습니다.


- 29일 일요일 저녁 11시 한국영화특선 시간에는 ‘아홉살 인생(2004, 감독: 윤인호)’이 편성됐습니다. 김석, 이세영, 정선경, 지대한 등 출연.
아홉 살 소년에게 시나브로 다가온 바람 같은 첫사랑 이야깁니다.
위기철 원작소설 '아홉살 인생'은 2002년 MBC-TV 프로그램 '느낌표'에 소개되어 대중적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된 작품. 하지만 이미 그 전부터 한 소년의 '첫번째 아홉수' 세상살이를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그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매니아 층을 확보한 작품입니다. 교보문고 7주 연속(2002년 7월 10일~8월 27일) 베스트셀러 1위 및 2002년 연간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습니다.
영화 ‘마요네즈’에서 신인답지 않은 드라마의 견고함을 보여준 윤인호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또한 시나리오는 ‘약속’, ‘와일드 카드’의 각본을 담당했던 이만희 작가의 손을 거쳐 보다 상큼한 유머와 가슴 따뜻한 감동이 살아있는 영화로 탄생하게 됐습니다. 에피소드가 중심이 되는 소설에서 벗어나, 아홉살 두 주인공의 사랑이야기가 주축을 이루며 영화의 재미를 더합니다. 서울의 산동네였던 소설 속 배경이 영화에서는 경상도로 바뀌면서 좀 더 구수하고 개성 강한 배경으로 탄생했습니다. 영화를 감상하면서 ‘첫사랑’을 한 번 떠올려보시지요.


덤) 설 연휴 공중파 TV 영화 편성


<27일, 금>
- SBS: 오전 10시5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 KBS2: 오후 11시10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28일, 토>
- SBS: 오후 8시45분 ‘검사외전’
- KBS2: 오후 10시45분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29일, 일>
- KBS1: 오후 11시40분 ‘싱 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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