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리즈 테일러와 리즈 위더스푼 만나는 날

인터뷰&칼럼 / 서기찬 / 2017-09-14 12:16:14
EBS 금요일 금요극장 '뜨거운 양철 지붕위의 고양이', 토요일 세계의 명화 '머드'

[ebs 주말 TV 영화]


- 15일 금요일 밤 12시25분 금요극장에서 준비한 작품은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 1958, 감독: 리처드 브룩스)’입니다. 폴 뉴먼, 엘리자베스 테일러, 벌 아이브스 등 출연.
아버지의 65번째 생일을 맞아 오랜만에 한 집에 모인 떠들썩한 가족의 이야깁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목한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미묘한 갈등과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아내 매기 때문에 친구를 잃었다고 믿는 둘째 아들 브릭은 과거의 상처를 잊기 위해 종일 술을 마시고, 남편의 차가운 시선에 절망하는 매기는 자신을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라 부르며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조소합니다.
테네시 윌리엄스 원작의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는 문학적 감각과 각색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받는 리처드 브룩스 감독이 1958년에 발표한 작품입니다. 원작에는 브릭과 그의 친구 스키퍼의 노골적인 동성애 코드가 깔려있지만 스크린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이 부분이 상당 부분 희석됐습니다. 그 때문에 매일 술을 마셔야만 하는 주인공 브릭 폴릿의 심리가 잘 설명되지 않습니다.
하루 동안 한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오해와 갈등, 대결과 충돌의 심리전을 치밀하게 추적하고 있는 이 작품은 미국 영화사에서 빼어난 걸작의 반열에 오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열연을 펼친 폴 뉴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각광받게 됩니다.


- 16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는 ‘머드(Mud, 2012, 감독: 제프 니콜스)’를 방송합니다. 매튜 맥커너히, 타이 쉐리던, 리즈 위더스푼 등이 나옵니다.
'테이크 쉘터 (Take Shelter, 2011)’로 명성을 얻은 제프 니콜스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 자신의 고향인 알칸사스 주 미시시피 강을 배경으로 14살 소년과 살인범의 만남이란 기묘한 소재를 흡인력 있게 그려냈습니다. 영화의 주 무대가 미시시피 강인 까닭에 <허클베리핀>이나 <톰소여의 모험>을 연상시키는데 실제로 <허클베리핀>과 <톰소여의 모험>을 읽고 자란 제프 니콜스 감독은 ‘두 작품을 현대로 옮기면 과연 어떤 식의 이야기가 펼쳐질까 궁금했다.’며 ‘머드’의 연출 의도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소년들의 성장기에 그치지 않고 어른들의 세상에서 상처받는 소년을 통해 진실된 사랑이 무엇인지 그려나갑니다.
감독이 각본 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둔 매튜 맥커너히는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거친 야성을 드러내며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고 머드의 여자친구 ‘주니퍼’를 연기한 리즈 위더스푼 또한 트레이드 마크였던 상큼한 금발의 여인 이미지를 완전히 깨고 삶에 찌든 절망적인 눈빛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 17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셜록: 유령 신부(Sherlock: The Abominable Bride, 2015, 감독: 더글라스 맥키넌)’를 편성했습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틴 프리먼 등 호흡.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BBC TV 시리즈 <셜록>의 크리스마스 스페셜 방송으로 기획된 작품. 시간을 초월해 지금까지 전 세계인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명탐정 셜록답게, 이번에는 주인공 셜록의 생각의 흐름에 따라서 아서 코난 도일의 원작과 같은 시대인 19세기와 현재를 오가며 현란한 추리극이 펼쳐집니다.


- 17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에서 마련한 영화는 지난 7일 별세하신 김기덕 감독의 작품, ‘맨발의 청춘(1964, 감독: 김기덕)’입니다. 신성일, 엄앵란, 트위스트 김, 이예춘(이덕화 아버지), 윤일봉, 이민자, 주증녀, 전계현 등 호화 캐스팅입니다.
‘맨발의 청춘’은 신분을 뛰어 넘는 비극적 사랑을 다뤄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렸습니다. 당시 ‘청춘영화’의 전형을 이루며 이후, 신성일을 주인공으로 한 아류작들(‘불타는 청춘’(김기덕, 1966), ‘위험한 청춘’(정창화, 1966))을 양산하기도 했습니다.
‘맨발의 청춘’은 나카히라 코우의 ‘진흙투성이의 순정’(1963)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청춘스타 커플인 신성일-엄앵란은 이 영화가 히트한 1964년 서울 워커힐에서 3천여 인파 속에 결혼해 스크린 속 커플이 실제 부부가 되는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신성일이 연기하고 있는 두수 캐릭터는 청춘영화 속 시대의 아이콘으로 부상해, 청바지와 가죽점퍼, 반항적 눈빛 등은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의 상징처럼 인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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