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주말 TV 영화]
- 17일 금요일 밤 12시30분 금요극장에서 준비한 작품은 ‘위험한 아이들(Dangerous Minds, 1995, 감독:존 N.스미스)’입니다. 미셀 파이퍼, 조지 던자, 코트니 B. 반스 등 출연.
‘죽은 시인의 사회’나 ‘언제나 마음은 태양’과 같이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들을 열성적으로 가르치고 인도하는 스승의 이야기. 참고로 본 작품은 ‘언제나 마음은 태양’의 플롯을 빌려왔다고 합니다. ‘배트맨2’에서 섹시한 캣우먼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미셀 파이퍼가 문제아 반을 맡은 영어선생님 역을 맡아 열연을 선보입니다. 빌보트 차트에서 연속 4주간 1위를 차지한 '갱스터스 파라다이스' OST도 이 작품의 완성도에 큰 기여를 했으며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신인들로 구성된 문제아반 아이들의 신선한 연기도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영화는 비평과 흥행에서 모두 성공을 거뒀으며 실제 인물인 루앤 존슨의 자서전 <내 패거리는 숙제 따윈 안 해(My Posse Don't Do Homework)>가 원작.
- 18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는 ‘링컨(Lincoln, 2010,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을 방송합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조셉 고든 레빗, 토미 리 존스, 제임스 스페이더, 리 페이스 등이 나옵니다.
‘링컨’에는 재임 후기 링컨을 둘러싼 각종 암살 시도나 실제로 벌어진 그의 암살과 관련해서는 단 하나의 장면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미국 건국의 신화적 인물인 링컨에게 또 한 번의 순교자적 이미지를 부과할 수도 있었으나 스필버그에겐 그런 선택은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노예제 폐지를 선의 축에 두고, 그 반대 입장을 악으로 상정하는 단순한 이분법적 구분과도 거리를 둡니다. 영화‘링컨’은 오직 정치영화로서 서사적 완결성에 집중합니다. 당면한 선택의 순간에 무엇이 좀 더 정치적인가, 혹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정치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정치인 링컨의 고민이 그려집니다.
다작을 하기 보다는 작품 수를 줄이더라도 매 작품 메소드 연기로 몰입을 보여 왔던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이번에도 ‘링컨 되기’를 성공적으로 완성했습니다. 그는 실제로 하이톤의 갈라지는 듯한 링컨의 목소리며 미국 일리노이드, 인디애나, 켄터키 지역 억양을 쓰던 그의 말투까지 꼼꼼히 챙겨 자신의 연기에 대입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다니엘은 영국 출신의 아일랜드 국적을 가졌습니다. 오죽했으면 ‘링컨’ 촬영 현장에서 그의 연기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영국, 아일랜드 국적의 스태프들은 그에게 말을 거는 게 한동안 금지됐다는 건 유명한 일화입니다. 그가 얼마나 ‘링컨 되기’를 위해 노력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감독의 8년간의 구애 끝에 링컨 역을 수락한 그는 결국 이 작품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거머쥡니다.
- 19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 1998, 감독: 토니 스콧)’를 편성했습니다. 윌 스미스, 진 해크만, 존 보이트, 제이크 부시, 배리 페퍼, 잭 블랙 등 출연.
무려 20년 가까이 이전에 만들어진 영화는 일찌감치 국가의 감시와 통제가 개인의 신상에 어떤 위협이 되는지를 그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감청 및 도청이 국가 안보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이 심각한 인권 유린임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영화의 초반부, 국가안보국은 주인공 로버트(월 스미스)의 옷과 소지품에 몰래 도청장치를 심습니다. 그로 인해 로버트의 사생활이 낱낱이 정부에 알려지고, FBI를 비롯해 정부를 위해 일하는 직원들은 로버트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농담을 주고받습니다. 로버트는 유리 상자에 갇힌 실험쥐와 같은 취급을 받는 셈이지요.
현재는 침체기에 접어들었지만 정의감과 유머가 적절히 혼합된 전성기 윌 스미스의 고유한 캐릭터가 돋보입니다. 국가적 차원의 감시 및 통제에 관한 이슈는 현재에도 유의미한 주제입니다.
- 19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에서 마련한 영화는 ‘순교자(1965, 감독: 유현목)’입니다. 남궁원, 김진규, 장동휘 등 호흡.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국군은 평양을 함락하고 계속 북으로 진격합니다. 평양 군국정보부의 이대위(남궁원)는 장대령(장동휘)의 지시에 따라 인민군들에게 피살당한 10명의 목사들을 위한 위령제를 준비합니다.
진실을 추적해가는 미스터리 형식으로 신의 존재 여부를 탐문하는 관념적인 영화입니다. 유현목 감독의 일관된 관심사였던 실존주의, 좌절과 종교적 구원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됩니다. 세트를 배경으로 배우들이 관념적인 대사들을 길게 늘어놓는 장면들은 마치 한 편의 연극을 연상하게 합니다.
[ⓒ 한스타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