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ebs 주말 TV 영화]
- 5월18일 금요일 밤 1시15분 금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밤의 열기 속으로(In the Heat of the Night, 1967, 감독: 노만 주이슨)’입니다. 시드니 포이티어, 로드 스타이거, 워렌 오츠 등 출연.
존 볼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밤의 열기 속으로’는 인종주의에 대한 배격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과 똑같이 버질 팁스(시드니 포이티어)를 ‘보이’라 부르며 깔보던 빌(로드 스타이거)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를 ‘오피서’라 부르게 됩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역설은 버질 팁스가 백인들이 지배하는 그 마을에서 가장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인간이라는 사실입니다. 모두가 바라보고만 있는 시체를 보고서 요목조목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그 모습은 그 자체로 멋있습니다. 1960년대 할리우드는 인종주의라는 측면에서 거의 척박한 업계였기에, 흑인과 백인의 은근한 우정을 그린 ‘밤의 열기 속으로’는 상당히 혁명적인 영화였습니다.
보안관이 흑인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는 그런 주제의식과 깊게 맞닿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함께 후보로 올랐지만 시드니 포이티어가 아니라 로드 스타이거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인종주의에 대한 영화인만큼 드넓은 목화밭에서 흑인들이 일하는 장면, 그럴 때 흘러나오는 남부 흑인음악 특유의 블루스 리듬도 무척 매력적입니다. 레이 찰스가 부르는 주제곡도 좋고 전체적인 음악을 조율한 퀸시 존스의 솜씨도 훌륭합니다.
- 5월19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 준비한 작품은 ‘석양의 건맨(For a Few Dollars More, 1965, 감독: 세르지오 레오네)’입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리 반 틀리프, 지안 마리아 블론테, 조셉 에거 등이 나옵니다.
‘황야의 무법자 (A Fistful Of Dollars, 1964)’, ‘석양의 건맨 (For A Few Dollars More, 1965)’, ‘석양의 무법자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는 세르지오 레오네의 무법자 3부작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세 작품 모두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을 맡고 있으며, 엔니오 모리꼬네가 음악을 담당해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가 만든 ‘마카로니 웨스턴'(일본식 표기로 올바른 용어는 아닙니다.)의 특징은 이탈리아인이 만든 미국 서부극이라는 점입니다. 미국인의 시각이 아닌 외부의 시각에서 미국 근대사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미국인이 추구하는 도덕적 가치관을 철저하게 배제한 채 현실적인 감각으로 극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서부극의 원류는 1950년대 수정주의 서부극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부 개척은 사실 인디언 야만인들에 대한 문명인들의 위대한 승리라기보다는 영토 확장을 위한 침탈이었다는 점을 폭로하는 수정주의 서부극은 그간의 정통 서부극과는 달리 인디언의 시각에서 작품이 진행되는가 하면 선악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경우마저 종종 등장했습니다. 마카로니 웨스턴은 이러한 수정주의 서부극의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부극이지만 미국에서 촬영되지 않고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 주로 촬영되고 언어 역시 이탈리아어가 사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 5월20일 일요일 낮 12시10분 일요시네마에선 ‘꼬마돼지 베이브(Babe, 1996, 감독: 크리스 누난)’를 방영합니다.
언제나 밝고 상냥하고 티 없이 순수한 영혼, 꼬마 돼지 베이브가 자신의 분수에 맞게 살라는 주변 동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어 양치기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동물연기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돼지, 개, 오리, 양, 고양이 등 동물들의 다양한 표정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 5월20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에서 마련한 우리 영화는 ‘전우치(2009, 감독: 최동훈)’입니다.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등 호흡.
영화 ‘전우치’는 홍길동전과 함께 대표적인 고전 영웅소설로 꼽히는 <전우치전>에서 캐릭터 모티브를 따와, 현대를 주요배경으로 재창조한 이야기입니다. 소설 <전우치전> 속의 주인공인 ‘전우치’는, 가난한 백성들을 돕고 탐관오리들을 상대했다는 점에서 영웅캐릭터로 분류되나, ‘홍길동’과 달리 대의명분에 얽매이지 않고 상대를 골탕 먹이는 도술을 부려 일을 해결하는 등, 기존 영웅들과는 달리 자유스럽고 악동 기질을 지녔단 것이 특징입니다.
연출자 최동훈 감독은 “전우치가 영웅이지만 반사회적인 코드를 지닌 인물이란 점에 매료돼, ‘전우치’를 기획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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