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18년 전 ‘여고괴담’, 지금은 사라졌을까?

인터뷰&칼럼 / 서기찬 / 2016-07-29 09:14:15

[ebs 주말 TV 영화]


- 7월29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 마련한 작품은 서부극의 고전이지요. ‘OK목장의 결투(Gunfight at OK corral, 1957, 감독: 존 스터지스)’입니다. 버트 랭커스터, 커크 더글러스, 론다 플레밍, 조 반 플릿 등이 나옵니다.
미국의 서부개척시대, 폭력과 총이 법보다 먼저인 시대 살기 위해 총을 잡은 총잡이에서부터 그저 살인을 즐기는 미치광이, 이런 이들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보안관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악당이라도 뒤에서 총을 쏘기보단 당당하게 결투를 신청하는 모습, 우정을 위해서라면 그 옆에서 같이 죽겠다는 결의, 가족의 복수를 위해 자신의 목숨도 내거는 가문에 대한 긍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의 직업도 버리는 기사도 정신 등은 무법천지였던 서부개척시대에 대한 낭만적인 향수를 느끼게 하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현란하고 화려한 시각적인 액션과 잔인하면서 사실적인 특수 효과에 익숙해진 우리 눈에 1957년 작인 이 영화는 조금은 단순하고 유치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성격파 배우인 마이클 더글러스의 아버지 커크 더글러스의 반항아적이면서도 매력적인 모습과 50년대 스크린의 대스타인 버트 랭커스터의 우수에 찬 눈빛을 보면서 이 두 명배우의 연기에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자칫 단순하면서도 지루할 수 있는 느린 전개에 이 두 배우는 단 하나의 눈빛이나 말투만으로도 매우 신선하게 속도감을 더합니다.


- 7월30일 토요일 밤 11시45분 세계의 명화에서 감상할 작품은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2002,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입니다. 톰 크루즈, 콜린 파렐, 사만다 모튼, 막스 폰 시도우 등 출연.
예지자들의 예언을 바탕으로 살인사건을 미연에 방지하는 범죄예방국 반장 존 앤더튼(톰 크루즈)이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됩니다. 자신의 미래를 미리 목격한 존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두 가지. 하나는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고 순순히 체포되는 것. 다른 한 가지는 자신의 의지로 절대 살인을 저지르지 않는 것. 하지만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해도 미래의 범죄자로 지목된 이상, 존은 그동안 자신이 체포했던 무수한 예비 범죄자들처럼 형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운명 결정론’과 ‘자유의지’의 대결을 바탕으로, 한때 운명 결정론자였던 존이 도망자가 되어 자신의 힘으로 미래를 바꿔가는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집니다.
1956년 발표된 필립 K. 딕의 동명의 원작을 2002년 영화화한 작품. 차가우면서도 암울한 미래 사회의 모습을 블루 톤의 화면으로 표현해낸 야누시 카민스키의 촬영이 돋보입니다.


- 7월31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스파이더맨 3(Spider-Man 3, 2007, 감독: 샘 레이미)’를 방송합니다. 지난 2주 동안 1, 2편을 연속 편성했습니다.
3편에서는 삶은 안정되었지만 점점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피터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피터는 스파이더맨의 유명세에 취해 자아도취에 빠져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고, 사랑하는 메리 제인의 마음마저 돌아보지 못합니다. 1, 2편에서 자신의 모습을 닮은 악당들과 싸우며 성장해온 피터인데, 3편에서 그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당시 할리우드 사상 최대 제작비인 3억 달러가 투입된 만큼 초특급 블록버스터의 면모를 잘 보여 줍니다. 한층 현란해진 액션과 화려해진 영상을 자랑하며, 전보다 업그레이드된 뛰어난 CG로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 7월31일 일요일 밤 11시 한국영화특선에선 ‘여고괴담(1998, 감독: 박기형)’을 편성했습니다. 이미연, 김규리, 최강희 등이 호흡을 맞춥니다. 박기형 감독 데뷔작이자 대표작.
한을 품고 죽은 여학생의 원혼이 10년 동안 그 학급에 머물러 떠돌고 있다는 섬뜩한 설정을 내세운 공포영화입니다. 잘 짜인, 허점 없는 각본과 공포 장치로 개봉 당시 흥행과 평단에서 모두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선생과 학생의 관계가 오로지 성적이나 가정형편으로 평가되는 학교현실을 ‘공포’라는 매개를 통해 폭로한 작품입니다. 18년이 지난 지금은 좀 나아졌을까요? 작품은 개봉 당시 교육계의 보수적인 인사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고 교총은 영화의 상영 중단 의견을 내놓기도 했었지요. 그러나 “교육현실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올바르게 지적하고 요령 있게 연출했다”는 평단의 지지를 받아 개봉과 함께 흥행에서도 성공했습니다. 서울 지역 개봉관에서 62만, 전국 150만 명 동원으로 1998년도 한국영화 흥행 순위 2위. 이어서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2003) '여고괴담 4-목소리'(2005) '여고괴담 다섯번째 이야기'(2009)가 만들어졌습니다.
박예진, 이영진, 공효진, 송지효, 박한별, 조안, 김옥빈, 서지혜, 차예련 등이 ‘여고괴담’ 시리즈를 통해 데뷔를 하거나 유명해졌습니다. 2016년 여섯 번째 이야기가 프리퀄(전편보다 시간 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로 제작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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