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개막작 '줄리어스 시저'. 9월15일~1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서울국제공연예술제) |
[한스타=서기찬 기자] 깊어가는 가을, 공연의 늪에 빠져 보자.
국내 최대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이하 스파프)’가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한 달간 서울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스파프는 ‘과거에서 묻다’를 주제로 그리스, 루마니아, 아일랜드,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6개국의 해외초청작과 9편의 국내작을 비롯해 7개국 17개 단체의 17개 작품을 선보인다.
스파프는 연극과 무용이 어우러진 국내 유일의 행사. 특히 올해는 6개국 해외초청작을 비롯 한·영 공동프로젝트 작품과 한·일, 한·싱가포르간 글로벌 커넥션 무용 등을 선보여 역대 최대 규모를 선보인다.
올해 개막작인 ‘줄리어스 시저’(9월15일~17일, 아르코예술극장)는 루마니아 연출가 실비우 푸카레트가 재해석한 셰익스피어 최고의 정치 심리극이다. 제목과 달리 시저가 아닌 로마의 이상주의 정치가 브루투스가 주인공이다. 시저와 브루투스를 둘러싼 로마 공화정의 암투극을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했다. 시저의 암살로 브루투스가 갈등·파멸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위대한 조련사’(9월27일~29일, 아르코예술극장)도 기대작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개폐막식 총예술감독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의 신작이다. 순수 미술에 기본을 둔 파파이오아누의 작품은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선사한다. 10명의 출연자와 함께 ‘인간 발굴’이라는 주제로 예술적 연구를 개발하고 예술에 대한 열정을 무대 위에서 표출한다. 아시아 초연으로 스파프 무대에 오르며, 특히 스파프와의 첫 공동제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일랜드 연극 ‘수브리느’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2012년 더블린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비평가의 찬사를 받았다. 텍스트·음악·마술을 사용해 “사는 것보다 당신의 삶을 꿈꾸는 것이 낫다”는 프루스트의 철학을 전한다.
폐막작인 ‘언틸 더 라이언즈’는 안무가 아크람 칸이 어린 시절부터 사랑한 고전적인 남아시아 서사시 ‘마하라바타’의 엠바·시간디 이야기를 안무로 표현한 작품이다. 자신의 결혼식 날 납치돼 명예를 잃는 엠바 공주의 설화다. 현란한 인도춤 ‘카탁’과 현대무용의 절묘한 조화로 원형무대와 라이브 섹션으로 몰입감을 선사한다. 영국 현대무용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안무가 아크람 칸 특유의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주목받는 신예 극단 프랑스 떼아트르 드 랑트루베르의 얼음인형극 ‘애니웨어’(10월13일 대학로예술극장)와 아일랜드 데드센터의 ‘수브리느’도 이번 축제를 통해 아시아에서 처음 소개된다. 평창동계올림픽과 함께하는 문화축제 지원작 캐나다 카롤린 로랭 보카주 안무의 ‘추억에 살다’는 아르코 예술극장 앞마당 야외무대에서 선보인다. 무용수가 4시간 가량 끝없는 움직임을 선보이며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국내 기획 공연작으로는 ‘하얀 토끼 빨간 토끼’(9월21일~24일 아르코예술극장)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는 1인 즉흥극인 ‘하얀 토끼 빨간 토끼’는 배우들이 공연 직전 전달된 대본을 바탕으로 즉석 연기를 펼치는 형식파괴극이다.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가 2010년 집필한 이 작품은 2011년 에딘버러 페스티벌과 토론토 썸머워크 페스티벌에서 초연돼 아치브릭 상, 우수 공연 텍스트 상 등을 수상했다. 사전 리허설이나 연출 없이 즉석 연기로 이뤄지는 독특한 실험 1인극이다. 손숙, 이호재, 예수정, 하성광, 김소희, 손상규 등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각자만의 색깔로 기량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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